서울아산·삼성서울 등 대형병원 정원 70~80% 채워
빅5 과거 초과 경쟁률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
지방 거점병원, 상급연차 이탈 겹쳐 충원 어려움
2025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중순에 마감되면서 병원별 복귀 양상이 확연하게 갈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수도권 주요 수련기관은 비교적 빠르게 복귀세가 자리 잡는 반면, 지방 거점병원들은 여전히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수도권 대형병원들은 전공의 지원 규모가 눈에 띄게 회복됐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번 모집에서 정원의 약 70~80%가 채워진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서울병원도 비슷한 수준의 복귀율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련체계 복원의 흐름을 뒷받침했다.
가톨릭의료원 역시 세부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상급연차 전공인력의 복귀가 이어지고 있어 다른 대형병원과 유사하거나 다소 높은 충원율을 예상할 수 있다. 이처럼 수도권 주요 병원들은 전공의 공백으로 흔들렸던 지난 1년 반의 상황에서 점차 정상화 국면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다.
다만 예년과 단순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 빅5 병원은 통상 정원을 초과하는 100130% 지원율을 기록했고, 지방병원까지 포함하면 평균 충원율은 90100%에 달했다.
이번 모집에서 수도권 대형병원이 70~80%에 머문 것은 정상화의 신호이면서도, 동시에 과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의료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전공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내부 보완책이 마련된 만큼, 현재 정도의 지원만 확보돼도 병원 운영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지방 거점병원은 복귀세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해운대백병원, 제주대병원, 충남대병원 등은 모두 모집을 마쳤으나 구체적인 지원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지원자가 꽤 있다”는 식의 원론적 언급에 그쳐 수도권 대형병원과 같은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지방은 기존 수련 전공의가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충원율 격차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달리 이대목동병원, 이대서울병원, 아주대병원 등 일부 대학병원은 당초 19일 마감에서 이틀 연장해 21일까지 추가 모집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충원 부족을 만회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지방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도권 접근성이 있는 대학병원이라 하더라도 전공의 모집이 매끄럽지 못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번 모집은 지난해 집단사직 사태 이후 사실상 첫 대규모 복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복귀세가 눈에 띄지만, 지역 거점병원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만큼 병원별 편차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과 지방 간 수련 인력 격차가 확대될 경우 향후 의료 전달체계에도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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