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복지부 장관 지명… “의정갈등 풀 인물” 기대 속 주식 논란 ‘험로 예고’

코로나 방역 영웅 복귀… 의사 출신 복지 수장 8년 만에 등장
의사협회 “합리적 소통 기대”… 정부·의료계 신뢰 회복 시동
주식 투자 의혹 중심에 선 인사청문회… 정치권 검증 공세 예고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되면서, 새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기조에 중요한 전환점이 예고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했던 인물이 다시 공직 일선에 복귀한 것은 상징성이 큰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 인선은 정 전 청장을 둘러싼 주식 보유 논란에도 불구하고 강행된 만큼, 향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복귀 명분은 확고하지만, 임명까지의 길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지명에 대해 “위기 상황에서 국민과 소통하며 방역을 진두지휘했던 인물로서, 현 의료 대립 상황에서도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복지부 장관으로 의사 출신이 임명되는 것은 2017년 정진엽 전 장관 이후 8년 만이다.

정 후보자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공중보건의로 시작해 질병관리본부, 질병청 등을 거쳐 2020년 코로나19 대응 총책임자에 오른 보건 전문가다. 당시 차분한 브리핑과 꾸준한 메시지로 국민적 신뢰를 받았으며, 이후 해외 주요 언론에도 ‘방역 리더십’ 사례로 소개됐다.

그의 임명은 단순한 전문가 기용을 넘어, 1년 5개월째 교착 상태에 빠진 의정갈등 해소를 위한 상징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실제 대한의사협회는 정 후보자 지명을 두고 “의료위기 극복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내놨다. 의협은 특히 “공공의료와 필수의료에 대한 철학, 의료 현장과의 조율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 본인도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의료계와 협력해 현안을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역 의료와 필수진료 개선, 공공의료 강화를 정책 우선순위로 삼겠다는 뜻을 밝히며, 새 정부 의료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향후 인사청문회에서는 배우자의 코로나19 관련 주식 투자 의혹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 후보자의 배우자가 2022년 창해에탄올 등 방역 관련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실에 이어, 최근 진단키트 및 마스크 관련 종목까지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정 후보자가 초기 장관 후보군에서 한차례 배제됐던 배경에도 이 문제가 있었다는 관측이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등 야당은 고위공직자 검증 기준에 따라 강도 높은 인사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특히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SNS를 통해 “국민 생명을 책임진 방역 총괄자가 공직자 이해충돌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느냐”고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며, ‘방역 영웅’이라는 이미지를 정면으로 반박한 바 있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청문회에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그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책임 있는 설명을 드릴 준비가 되어 있다”며, 후보자로서의 입장을 공식화했다.

한편, 정은경 후보자는 질병관리본부장을 포함해 약 5년간 중앙방역 컨트롤타워를 맡아온 대표적인 의사 출신 관료다. 2022년 퇴임 후에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료와 후학 양성을 병행했고, 21대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정치에도 발을 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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