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10명 중 6명 병원 떠난다… 신규 채용 줄고 이직은 늘어

경력 간호사 탈임상 지속… 면허 취득자 중 40%만 병원 근무
상급종합병원 채용 급감, 중소병원 인력 유입 늘며 격차 심화
근무환경 악화에 의료 질 저하 우려… "법제화로 구조 개선 시급"

간호사 면허를 취득하고도 실제 병원에서 근무하지 않는 이른바 ‘탈임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신규 면허 취득자 중 실제 의료현장에 남는 인력은 40% 수준에 그치며, 약 60%의 간호 인력이 병원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호협회는 최근 건강보험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간호사 수가 25만4566명에서 28만3603명으로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신규 면허 취득자는 7만68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중 41% 정도만이 병원에 실제 근무하고 있어, 상당수의 신규 간호사 또는 경력 간호사가 임상 현장을 떠난 것으로 분석된다.

간호협회는 경력 단절 간호사 수가 2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같은 인력 유출은 병원 조직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해 전공의 대규모 이탈과 맞물리며 더욱 가속화됐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은 경영 악화를 이유로 채용을 줄였고, 그 결과 간호사 인력 증가율이 급감했다. 2024년 5.19%(3604명)였던 증가율은 2025년 1.92%(1405명)로 크게 줄어들며, 전년 대비 6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은 신규 간호사들이 선호하는 근무지로, 양질의 의료 경험과 전문성 향상 기회, 상대적으로 나은 급여와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곳이다. 그러나 채용 여건이 악화되면서 신규 인력이 이탈하거나 중소병원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실제로 종합병원과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는 간호사 채용이 늘어났다. 종합병원은 2025년 간호사 수가 전년 대비 7.57%(7156명) 증가해, 2024년의 증가율(4.4%, 3984명)을 크게 상회했다. 병원급 의료기관도 2024년 8.52%(3251명)에서 2025년 9.3%(3853명)로 소폭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상급종합병원의 채용 감소가 중소병원으로의 간호사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중소병원은 열악한 인력 구조, 부족한 시설, 낮은 보수 등으로 간호사들이 지속적으로 근무하기 어려운 환경을 제공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간호계는 이러한 조건이 간호사의 직무 만족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국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잦은 이직과 휴직은 숙련 인력의 이탈을 초래하며, 환자 안전과 치료 연속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간호사 대 환자 수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이고, 근무 환경을 개선해 간호 인력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역 간 간호사 인력 증가율의 편차도 심각한 수준이다. 2025년 기준 경기도는 6.14% 증가하며 5만9012명을 기록,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경북(9.8%), 충북(7.61%), 인천(7.69%), 제주(7.27%) 등도 높은 수치를 나타낸 반면, 세종시는 -0.46%로 유일하게 감소했고, 강원(2.93%), 전남(4.02%), 서울(4.54%), 부산(4.54%)은 전국 평균인 5.60%를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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