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전격 사퇴… "복귀 논의 앞두고 내부 갈등 폭발"

지도부 리더십 논란 속 전공의 단체 재편 가능성 제기
복귀 유보 메시지에 전공의 반발 커지며 사퇴 압박
대외 협상력 공백 우려… 후속 지도 체계 미정 상태

1년 넘게 이어진 의료사태 속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를 이끌어온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를 선언하며 의료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복귀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불거진 이번 사퇴는 내부 갈등과 지도부 책임론이 폭발한 결과로 분석된다.



박 위원장은 24일 전공의 대상 내부 공지를 통해 "모든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사퇴 의사를 공식 밝혔다.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실망만 안긴 것 같아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 생각한다”며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학생들 끝까지 잘 챙겨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사퇴는 최근 불거진 대전협 내부 반발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9일, 전국의 전공의 30여 명은 공개 성명을 통해 박 위원장과 대전협 지도부를 향해 리더십 부재와 소통 부족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일반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협상 상황이나 활동 계획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총회나 간담회 개최, 활동 이력 및 향후 계획 공유, 회의록 공개, 소통 창구 마련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개별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내부 불만은 지난 5월 복귀 추가모집 당시 박 위원장이 남긴 "아직 돌아갈 때가 아니다"는 메시지 이후 더욱 증폭됐다. 복귀를 검토하던 전공의들 사이에서 해당 발언은 복귀 유보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에는 복귀 의사를 가진 전공의 약 200명이 별도의 단체 채팅방을 구성하고, 서울시의사회 등 외부 단체와의 접촉을 시도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위원장은 사퇴 직전까지도 복귀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는 지난 23일 대전협 내부 공지에서 “현 정부의 보건의료 책임자 공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복귀 여부를 결정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밝히며, 정권교체 이후에도 의료사태 해결을 위한 분명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국정기획위원회의 혼선과 복지부 장관 임명 지연 등을 언급하며 "이 사안을 누가 담당할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의료개혁은 지속돼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들었으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의 만남에서도 실질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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