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이제는 '구급차 대란'까지 걱정해야

-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병상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구급차 대란까지 이어지고 있어
- 긴급환자 발생시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구급차와 인력확충 계획을 시급히 마련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병상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구급차 대란까지 이어지고 있다. 응급실로 확진자들이 밀려들자, 구급차가 일반 응급환자를 싣고 이곳저곳을 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구급대원들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출동이 빈번해지는 가운데 자신이 관할하는 지역 바깥으로 '원정'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송할 환자가 발생했음에도 출동할 인력과 구급차가 없으니 인근의 다른 소방서에 출동 요청이 자주 들어오는 것이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발표한 소방청 구급차 출동 통계에 따르면, 11월 이후 서울시내 구급차 출동시간은 확연히 길어졌다. 이는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되면서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한다.


10월에는 119 신고부터 현장출동까지 평균 4.3분이 걸렸지만, 지난달에는 평균 5.9분으로 증가했다. 현장출동 시간이 5분이 넘어선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평균 출동거리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평균 2㎞ 안팎을 기록했지만 지난달엔 3.3㎞를 기록했다. 최장 출동거리 기준으로 보면 10월 119㎞에서 지난달에는 1,317㎞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시내 구급차 출동거리가 1,000㎞대를 기록한 건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이다.


현장 직원들은 구급차가 부족해 강남구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해도 송파구와 서초구 등 다른 지역에서 출동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한다.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태우고 응급실을 찾아다니느라 차량에서 몇 시간씩 대기하는 게 다반사고, 하루가 지나 복귀하기도 한다. 최단거리에 있는 구급차를 배정하려고 해도 출동할 차량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소방관 관계자)


서울종합방재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일반인) 응급실 이용을 막다 보니 응급실 수배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이송을 마치고 복귀 중인 차량을 곧바로 출동시키려고 해도 관내에서 구급차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도 구급차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한솔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심근경색·의식 저하·뇌출혈·뇌경색 등으로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119 구급차를 타고 떠돌고 있다"며 "치료받아야 할 사람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에선 어떤 시스템도 가동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해식 의원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 환자를 이송하느라 일반 환자를 이송시킬 구급차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긴급환자 발생시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구급차와 인력확충 계획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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