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저임금, 처음으로 韓보다 낮아져

- 내년 평균 최저임금 960엔 이상 전망 … 1일 기준 9472원
- BOJ ‘통화완화’ 유지에 따른 엔화 가치 하락 탓

내년 한국의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일본의 평균 최저임금을 앞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일 마이니치 아사히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들은 후생노동청의 자문기구인 중앙최저임금심의회의 소위원회가 현재 평균 최저임금인 930엔에서 2023년에 30엔 이상 올리는 방안에 최종 협의에 돌입했으며 이르면 1일 최종 합의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소위원회는 지난달 25일부터 올해 10월에서 내년 9월까지 1년 동안 적용할 최저임금 인상한 논의를 시작한 데 이어 30엔 이상 (인상률 3.22%) 인상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소위원회의 잠정 합의한 금액으로 인상안이 결정된다면 일본은 2년 연속 역대 최대폭으로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것이다. 아사히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최저임금을 역대 최대폭인 28엔 인상(3.1%)했었다.

일본의 내년 최저임금은 960엔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이날 환율(100엔당 986.67원)을 적용하여 환산하면 9472.03원으로 이미 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된 한국(9620원)보다 150원 가까이 적다. 일본 경제계가 예상하는 965엔 합의안도 9521.37원으로 한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국보다 일본의 최저임금이 낮아진 이유로는 엔화 가치가 급락하고 최근 누적된 인상률 격차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제 외환 시장에서 최근 엔화의 가치는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경제국이 치솟고 있는 물가 상승률을 잡고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공격적인 통화 긴축에 나서는 가운데 일본은행(BOJ)이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여파다.

통상적으로 100엔 = 1000원으로 여겨졌던 엔/원 환율은 현재 986원까지 추락한 상태이다. 이마저도 최근 어느 정도 회복한 것으로 올 초에는 950원대를 기록하면서 5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2024년 최저임금 1000엔을 목표로 2016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했던 202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꾸준히 최저임금을 3% 이상 올려왔다. 하지만 이는 한국, 독일 등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인상 폭으로 일본의 최저임금은 여전히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독일은 지난달 최저임금을 6.4% 올린 것에 이어 오는 10월부터는 12유로(약 1만 6023원)로 14.3% 인상한다. 지난 2017년 6470원이었던 한국은 내년에 9620원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지난 6년간 48.6% 오른 것으로 연평균 인상 폭은 8.1%이다.

한편 일본의 최저임금은 중앙최저임금심의회가 매년 7월 말 인상 폭을 결정하면 47개 광역 지방 자치단체가 지역별 사정을 반영해서 결정하게 된다. 이 때문에 물가 수준이 높은 도쿄의 최저임금은 현재 1041엔이지만 고치현과 오키나와현의 경우 820엔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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