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사칭 ‘노쇼’ 사기 기승에 대학병원 직접 경고

병원장·교수 사칭해 식당 예약·선구매 요구… 피해 잇따라
강원대·을지대·충남대병원 등 피해 사례 확인
병원 측, 관련업체와 식당에 사실 확인과 주의 당부

최근 의과대학 교수나 병원장을 사칭해 음식점 등에서 ‘노쇼’(No-show) 사기 행각이 잇따르자 대학병원들이 직접 주의를 당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병원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사기가 단순 예약 부도와는 달리 금전적 피해를 유발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경고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병원계에 따르면, 그동안 군대나 공공기관을 사칭해 식당 예약이나 물품 구매를 요구한 뒤 잠적하는 노쇼 사기가 최근 대학병원으로까지 확산된 사례가 포착됐다. 강원대병원, 을지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여러 대학병원에서 의사나 교수, 병원장 등을 사칭하는 노쇼 피해가 확인됐다.

충남대학교병원은 최근 의료진을 사칭한 노쇼 피해가 접수되자, 각급 기관과 관련 업체, 식당 등에 유사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병원 측은 허위 명함을 이용해 자신을 병원 구성원으로 속이고 고액의 물품이나 음식, 주류 선구매를 시도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충남대병원은 명예훼손 등 법적 조치도 검토하며 추가 피해 방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 대리 구매를 요청하거나 특정 업체로 납품을 지정하는 일은 절대 없다”며 “의심스러운 주문이나 요구가 있을 경우 반드시 사실 확인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10일에는 을지대학교의료원도 산하 병원들이 외부 업체에 대리 구매나 선결제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노쇼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지역사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을지대의료원 산하에는 노원을지대병원, 대전을지대병원, 의정부을지대병원, 강남을지대병원이 포함돼 있다.

을지대의료원 관계자는 “의심스러운 주문이 들어오면 해당 기관에 직접 전화로 확인하는 절차를 반드시 밟아 달라”며 “지역사회와 상시 협조 체계를 구축해 피해를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강원도 춘천 지역에서는 강원대병원 교수를 사칭한 이가 한 음식점에 단체 예약을 하고 나타나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다. 식당 운영자인 A씨에 따르면, 사칭자는 병원 정형외과 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12명 저녁식사 예약을 했다. 다음 날은 병원 고위직과 함께 방문한다며 와인 선구매도 요청했고, 교수 명함을 문자로 보내 신뢰를 얻으려 했다.

이후 A씨는 해당 병원에 확인 전화를 했고, 실제로는 해당 교수가 예약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병원 측도 교수 사칭 관련 문의가 잇따르면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사칭 사건이 반복되는 만큼, 관련 업체와 지역사회에 지속적으로 주의를 당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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