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이어온 대전협 지도부에 사직 전공의들 집단 반기… “6월까지 입장 밝혀라”

사직 전공의 30여 명 실명 공개 성명… 총회·간담회 개최 요구
“소통 창구 사라졌다” 강한 비판… 회의록·계획 공개도 촉구
복귀 논의 움직임도 감지… 지도부 책임론 수면 위로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지도부의 장기간 침묵에 대해 사직한 전공의들이 집단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지도부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오는 6월 30일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 기사와 관련 없음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원광대병원 출신 사직 전공의 김찬규 씨를 포함한 30여 명의 전공의들은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실명을 공개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전협 내부의 공식 소통 체계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고 지적하며, 지금의 대전협은 과거 비판 대상이던 정부와 다르지 않다는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성명에서 이들은 “현재 대전협은 전공의들의 의견을 전달할 창구가 닫혀 있는 상태”라며, “협상을 위한 구조가 존재하는지조차 불분명하고, 내부에서 어떤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지도 전혀 공유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비유적 표현에만 의존하며 소통을 제한하는 방식은 결국 희생을 늘리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6월 30일 이전 총회 또는 간담회 개최 ▲비상대책위원회 활동 내용 및 향후 계획 공개 ▲회의록 투명 공개 및 전공의 의견 수렴 창구 마련 등을 구체적인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만약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전협과는 별개로 개별적인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번 공개 성명은 사직한 전공의들이 익명이 아닌 실명으로 집단 의사를 표명한 것이어서 의료계 내에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전공의 복귀와 관련된 논의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9월 복귀’를 언급하며 서울시의사회 등 관련 단체와 접촉을 시도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으며, 복귀 의사를 밝힌 전공의 약 200여 명은 이미 별도의 단체 채팅방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 지도부가 갈등 해소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난 5월 복귀 추가 모집 당시 박단 위원장이 내놓은 “아직 돌아갈 때가 아니다”라는 메시지가 복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공개 성명을 주도한 김찬규 씨는 “단 한 번의 대화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며, “정책 결정의 기회가 왔을 때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협 측은 현재까지 이번 성명과 관련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요구가 무시되거나 회신 없이 6월이 지나갈 경우, 내부적으로 지도부 교체 요구가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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