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의료연구원 "80세 넘어선 검진 효과 제한적"
대장암·위암 모두 80세 전까지 억제 효과 확인
전문가들 "개인 건강상태 고려한 결정 필요" 의견
80대 이상 고령층에서는 위암과 대장암 검진의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고령자의 암 검진은 개인 건강 상태를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은 최근 '효과와 비용효과에 근거한 위암 및 대장암 검진의 최적 연령 제안'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의 김현수 교수가 책임연구자로 참여해 진행됐다.
현재 국가암검진사업에서는 대장암 검진의 경우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1~2년마다 분변잠혈검사를 실시하고, 양성 반응 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위암 검진은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위내시경이나 상부위장관조영검사를 시행 중이며, 별도의 상한 연령 제한은 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의료계의 권고안에 따르면, 대장암 검진은 81세 이상에서는 검진 효과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되어 왔으며, 위암의 경우에도 85세 이상에서는 발생률이 낮고 검진으로 인한 위험이 오히려 존재할 수 있어 권고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이 제시돼왔다.
PACEN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건강보험 청구자료와 국가암검진 자료를 활용해 고령자의 검진 효과를 정밀 분석했다. 대장암 검진의 경우, 2004년부터 2020년까지 75세 이상 수검자 약 1만9000명과 비수검자 약 1만9000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79세까지는 대장암 발생률이 약 30% 감소하는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 그러나 80세 이상에서는 이 같은 억제 효과가 명확하지 않았다.
위암 검진 역시 2009년부터 2020년까지의 국가암검진 자료를 분석한 결과가 제시됐다. 75세 이상 수검자 약 8만6000명과 비수검자 약 8만6000명을 비교한 결과, 79세까지 위암 사망률이 약 43%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80세 이상에서는 효과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세 단위로 구체적으로 분석했을 때도 80세까지는 위암 사망 억제 효과가 유지됐으나, 81세 이후부터는 뚜렷한 효과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임상적 가치평가 회의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80대 이상의 경우 일률적으로 검진을 권고하기보다는 개인의 건강 상태, 기대수명, 암 발생 위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내시경 검진을 받을지 여부를 결정할 때는 의료진과 환자가 충분히 상의하는 '공유 의사결정'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됐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지훈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