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48년 만에 새롭게 개발한 차세대 군용차 ‘중형표준차(KMTV, Kia Medium Tactical Vehicle)’의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하며 국내외 방위산업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아는 10일 광주 오토랜드 하남공장에서 중형표준차 양산 출고 기념식을 개최하고, 육군본부·국방부·국방기술품질원 등 유관 기관 주요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고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양산되는 중형표준차는 지난 1977년 이후 약 반세기 만에 개발된 차세대 모델로, 2019년 육군과의 사업 계약 체결 이후 시제품 제작, 시험평가, 초도 생산 단계를 거쳐 양산 체계에 돌입하게 됐다.

이번 모델은 2½톤과 5톤 두 가지 규격으로 출시되며, 각 모델에는 280마력 및 330마력급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하천 도섭(1m 수심), 60% 종경사 및 40% 횡경사 주행, 영하 32도에서도 시동 가능한 냉시동 기능, 런플랫 타이어, 최대 25명 수송 가능한 적재 능력 등 고난도 지형 대응이 가능한 설계가 적용됐다. 전자파 차폐 구조와 더불어 전후방 카메라, 어라운드 뷰, 내비게이션, 에어 서스펜션 시트 등 기존 군용차에서는 보기 어려운 편의 사양이 대거 탑재된 점도 특징이다. 특히 기존 소형전술차 및 표준차량 대비 강화된 적재중량을 기반으로 방호 성능까지 향상시킬 수 있어 차세대 기동장비로서 주목받고 있다.

기아는 중형표준차를 이달부터 육군에 순차적으로 납품할 계획이며, 향후 해외 방산 수출도 병행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아 특수차는 뛰어난 험지 주행 성능과 내구성으로 국내외 군 수요처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군의 안전한 기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1973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이후 국내 유일의 특수차량 연구소(1985년)를 설립하고, 신형 지프(K-131), 15톤급 트랙터 등 다양한 군용차 개발과 양산 체계를 갖춰왔다. 2017년에는 국내 최초 다목적 전술차량인 소형전술차(KLTV)를 양산해 동남아·중남미 수출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폴란드 군용차 교체 사업에서도 선정되는 등 국산 전술차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